헬라어
헬라어 (Hellenic): 일반적으로 그리스어의 전체적인 언어 계통을 의미하며, 고대부터 현대 그리스어까지 포함한다.
헬라어의 역사적 발전 과정은 다음과 같이 크게 몇 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다.
- 고대 그리스어 (Ancient Greek):
- 시대: 기원전 9세기 ~ 기원후 6세기
- 방언: 이 시기에는 여러 방언이 존재했으며, 주요 방언으로는 아티카 방언, 도리아 방언, 이오니아 방언, 에올리아 방언 등이 있다. 이중 아티카 방언은 기원전 5세기에 아테네 제국이 부상하면서 그리스 방언 중 가장 권위 있는 방언이 되었다.
- 문학: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와 같은 고대 문학이 이 시기에 작성되었다.
- 코이네 그리스어 (Koine Greek):
- 시대: 기원후 4세기 ~ 6세기
- 특징: 헬레니즘 시대에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소통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용어이다. 고대 그리스어의 여러 방언이 융합되어 더 간단하고 일관된 문법과 어휘를 가졌다.
- 문학: 신약 성경, 초기 기독교 문헌, 그리고 여러 철학적, 역사적 작품들이 이 시기에 작성되었다.
- 중세 그리스어 (Medieval Greek):
- 시대: 기원후 6세기 ~ 15세기
- 특징: 비잔틴 제국의 영향으로 발전하였으며, 이 시기에는 언어가 변형되기 시작했다. 문헌 언어와 구어가 점차 분리되었다.
- 문학: 비잔틴 문학과 역사서, 종교 문헌 등이 이 시기에 작성되었다.
- 근대 그리스어 (Modern Greek):
- 시대: 15세기 ~ 현재
- 특징: 오스만 제국의 지배 아래에서도 계속 발전하였으며, 19세기 독립 이후에는 현대 그리스어가 공식 언어로 정착되었다. 문법과 어휘가 현대화되었고, 20세기에는 구어체와 문어체 간의 분리가 더욱 뚜렷해졌다.
신약성경은 헬라어(코이네 그리스어)로 기록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기원전 4세기)이 동서양을 정복하면서 헬레니즘(그리스 문화)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그 결과, 코이네 그리스어(Koine Greek)라는 일상용 헬라어가 동지중해와 중동 지역의 공용어가 되었다. 로마는 AD 6년에 유대 지역을 직접 통치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예루살렘을 비롯한 유대 땅에서는 여전히 헬라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비록 예수와 제자들은 아람어를 주로 사용했지만, 그들의 복음을 전한 대상은 헬라어를 이해하는 유대인 디아스포라와 이방인들이었다.
라틴어는 로마 지역과 서방 일부에서 사용되던 행정 언어였고, 라틴어가 교회 공식 언어가 되는 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다(주후 4세기 이후).
다만, 전통적으로 "마태는 아람어나 히브리어로 복음서를 처음 기록했다"는 견해가 있었지만, 현대 학계에서는 마태복음이 원래부터 헬라어(코이네 그리스어)로 기록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태복음의 많은 부분이 마가복음과 거의 동일한 헬라어 문장을 사용한다. 이는 마태가 히브리어로 쓴 후 누군가가 마가복음과 일치하게 번역한 것이 아니라, 헬라어 마가복음을 참조하여 헬라어로 직접 집필한 것이라는 강한 증거이다.
그리고, 베드로의 경우 갈릴리 어부 출신으로 아람어를 사용했으나 예수께서 붙여주신 이름, 게바(반석이라는 뜻)는 아람어지만 베드로스(Petros)는 헬라어이다. 시대적 배경상, 헬라어도 어느 정도는 사용하거나 이해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베드로서는 실라Silas(실루아노Silvanus)가 대필했을 수 있다(벧전5:12).
야고보서와 유다서의 경우에도, 높은 수준의 헬라어로 쓰여져 있어 대필 가능성이 있다.
복음서 안에서 헬라어(또는 라틴어) 사용
신약성경은 헬라어(코이네 그리스어)로 기록되었다. 다만, 예수께서 직접 말씀하신 일부 구절은 아람어로 전달되었고, 후에 그것들이 헬라어로 번역되었을 것이다(예. 달리다굼(Talitha cumi) 막5:41,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Eli, Eli, lama sabachthani) 마27:46 등).
요한복음 12장 20-22절에는 빌립을 통해 예수를 뵙고자 하는 그리스인이 등장한다. 그들은 이방인 헬레니스트, 즉 유대교에 관심이 있거나 회당에 출입하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방인들'(God-fearers)로 해석되며, 예루살렘에 유월절을 맞아 온 것을 보면, 종교적으로 상당한 헌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도 요한이 굳이 '갈릴리 벳새다 사람 빌립'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그 지역이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이 컸기 때문일 수 있다. 실제로 갈릴리와 데가볼리(Decapolis) 지역은 로마-헬레니즘 문화가 강했고, 헬라어는 동지중해 지역 공용어였다. 따라서 이 헬라인들이 빌립에게 직접 요청했다면, 그리스어로 이야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1]
요한복음은 예수의 사역이 유대인에서 이방인으로 확장되는 전환점을 이 장면에서 설정한다. 헬라인들의 접근을 계기로 예수께서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라고 선언하시며 십자가 사건을 암시한다(요 12:23). 사도 요한은 언어의 장벽 없이 그리스인들이 예수께 접근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장면에 헬라어 사용이 암묵적으로 전제되었다는 해석도 있다. [2]
이 밖에도, 마태복음 8장 5–13절과 누가복음 7장 1–10절의 가버나움의 로마 백부장은 중개자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였는데 [3] 라틴어 또는 그리스어였을 것으로 추정되며, 마가복음 7장 24–30절의 수로보니게(Syro-Phenicia, 그리스의 한 지방) 여인은 그리스어를 사용하여 예수과 직접 대화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4] 또한 요한복음 18–19장에서 빌라도와 예수의 재판 장면에서 로마 총독인 빌라도가 라틴어 혹은 그리스어로 예수와 직접 대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5] 요한복음 19장 20절에는 십자가 명패에 히브리어, 라틴어, 헬라어로 쓰였다고 명시한다.
현대에 사용되는 헬라어 목록
- 아가페(agape): ἀγάπη (agape), '사랑'을 의미하며, 특히 무조건적인 사랑이나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낸다.
- 카리스마(charisma): 그리스어 χάρις (charis)에서 파생된 것으로, '은혜' 또는 '선물'을 의미하며, 하나님의 은총을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현대에서는 사람의 매력이나 리더십 능력을 설명하는데 사용된다.
- 에클레시아(ecclesia): (ἐκκλησία, ekklēsia)는 "모임" 또는 "집회"를 의미한다. 이 단어는 "ἐκ-" (ek, '밖으로')와 "καλέω" (kalēo, '부르다')의 결합으로, '밖으로 부름받은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신자들의 공동체, 즉 교회를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된다. 이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을 예배하고 서로 교제하는 모임을 의미하며, 신앙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70인역에서 히브리어 카할Qahal(qāhāl)의 번역(모임, 회중)으로 사용되었다. 복음서에서 예수께서(마16:18, 18:17) 사용하셨고, 사도행전(2:47, 5:11, 19:32,41)과 사도 바울의 서신서(롬16:5, 고전1:2, 살전1:1, 2:14 등), 히브리서(12:23)에서 교회를 지칭하는데 사용되었다(신약에서 총112회 사용).
- 쿠버네티스(Kubernetes): 그리스어 "κυβερνήτης" (kybernētēs)에서 유래된 것으로, '조타수' 또는 '조타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배를 조종하는 사람을 가리키며, 쿠버네티스의 역할인 컨테이너화된 애플리케이션의 배포, 관리 및 조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쿠버네티스는 구글에서 개발한 오픈 소스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시스템으로, 클라우드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자동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이며, 이 이름은 복잡한 시스템을 조정하고 관리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각주
[1] 갈릴리는 당시 다민족·다언어 지역으로, 특히 벳새다(Bethsaida)는 데가볼리(Decapolis)와 인접한다. 빌립(Philip, Φίλιππος)이라는 이름 자체가 그리스식이다.
[2] Andreas Köstenberger, John (BECNT) “그리스인들의 등장과 제자들과의 접촉은 단순한 서술이 아니라 복음의 보편성 선언의 장치이며, 헬라어 사용은 그 흐름의 실제적 수단이었을 것”
[3] 마태복음 8장과 누가복음 7장의 백부장의 종을 고친 사건의 기록이 약간 상이하다; 고대 중동 문화에서는, 보낸 자의 말은 곧 보낸 사람의 말로 간주되었다. 이 원리는 유대 전통과 로마 세계 모두에서 인정되던 개념이다(대표행위자 원리, Agency or Representative Principle). 백부장은 실제로 예수께 직접 오지 않았고, 사람들(유대인 장로들, 친구들)을 보내 대신 청했지만, 마태는 대표자 방식으로 백부장이 직접 말한 것처럼 묘사한 것이다. 두 기록은 모순이 아니라 관점의 차이로 볼 수 있다.
[4] 마가복음은 이 여인을 '이방인' 또는 '그리스인'으로 묘사하는 반면, 마태복음은 그녀를 '가나안 사람'으로 묘사하는 차이에 대해서는 상기 위키피디아 문서를 참고할 것.
Joel Marcus, Mark 1–8 (Anchor Yale Bible); “마가는 여인의 정확한 민족과 지역을 설명함으로써, 예수의 이방 선교적 요소를 강조한다.”
R.T. France, The Gospel of Matthew; “마태는 '가나안 여자'라는 오래된 이름을 통해, 구약적 배경을 떠올리게 하며 하나님의 구원이 경계를 넘어 확장됨을 보여준다.” 구약적 전통과 신앙의 보편성 강조
[5] 예수는 아람어를 일상어로 사용했으며, 히브리어도 익숙했고(눅 2:46–47), 그리스어도 구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요한복음은 예수와 빌라도의 대화를 매우 세밀하게 서술하고 있다. “진리가 무엇이냐?”(요 18:38)는 철학적 질문으로, 헬라 철학적 언어 분위기와 어휘가 강하게 드러난다. 이는 그리스어로 이루어진 대화를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라틴어어로 대화했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공식 문서나 군대 내에서는 사용되었지만, 유대지역 특성상 일반 대화용 언어로는 낮은 사용.)
Raymond Brown, The Death of the Messiah ; “예수와 빌라도 사이의 직접 대화는 그리스어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크며, 이는 당시 총독과 피고인 사이에서 실제로 가능한 유일한 공용어였을 것이다.”
Craig Keener, The Gospel of John ; “로마 총독이 예루살렘에서 현지 관료, 사제들과 소통할 때 주로 헬라어를 사용했으며, 예수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